영화세트를 연상시키는 이 설치 작업의 입구에는 유적지의 표지판을 닮은 텍스트가 기록되어 있다. 이 텍스트는 1974년 발표된 이광복의 논픽션 소설 < 몰락한 시민들> 의 일부를 담고 있 다. 이 소설은 실제 근로자 합숙소에서 지냈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고, 인용된 부분은 1973년 새해 첫날 근로자 합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8명의 남자들이 술기운에 취 해 ‘타향살이’ 를 부르다 관리인에게 혼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설치 작업의 공간은 관객들 이 직접 걸어 볼 수 있는 형태의 공간이며, 이 공간의 빛은 낮에서 밤으로, 끊임없이 흐르는 시 간을 연상시키는 조명의 형태로 변화한다. 또한 이 공간에는 8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술취해 부 르는 ‘타향살이’ 의 합창이 울려퍼진다.이 작업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있는 한 순간을 기념 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 공간은 지방에서 서울로 떠나온 이주노동자들의 노랫소리를 위한 무대 이며, 기록되지 않은 빛과 소리가 흐르는 영화적 재연의 공간이다. 이 설치작업은 이후 해체되어 사라졌고, 이 공간을 영화적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기록한 2채널 영상이 이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