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박물관 – 구로> 는 구로공단의 변두리에 존재하는 실제 건물의 과거를 추적하며, 그 과거 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을 통해, 이 건물을 상상의 박물관으로 변형시킨다. 이 상상의 박물관 은 유물도 기록도 남아 있지 않고, 다만 과거의 기억들만이 보존되고 재생된다. <기억 박물관 – 구로> 는 과거 독산동 333-7 이라는 주소를 가졌던 이곳에 머물렀던 다섯 명의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기억을 소환한다. 조상 대대로 이곳에서 보리농사를 지어왔지만, 군사 정 권에 땅을 몰수당한 농부, 치매에 걸린 전선 공장의 경리 직원,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다 수은 중 독으로 죽은 소년, 비밀스런 인쇄 공장, 그리고 금천예술공장이라는 예술가들의 레지던시 공간 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억박물관 – 구로> 는 이 건물을 인물들의 기억을 위한 무대 혹은 영화세트 처럼 구성한다. 그리하여, 아무 흔적이 남지 않은 현재의 공간 위로, 과거의 기억들을 위한 무대가 공존하게 된 다. 또한, 이 작품의 사운드 트랙은 지하의 비밀스러운 집수정에서 녹음된 현장의 사운드로, 마 치 건물 어딘가에 고여 있던 과거의 사운드가 벽을 타고 재생되듯이, 건물의 구조를 통과하며 변형된 전체 공간의 소리를 모은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