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관광엽서의 일생' 은 이베이에서 구입한 1930년대의 관광엽서와 함께 영상이 전시되는 설 치작품이다. 이 엽서는 당시의 관광 명소였던 조선 총독부의 사진이 실려 있다. '어느 관광엽서 의 일생' 은 엽서가 탄생하기 전, 조선총독부가 만들어지기 전에서 시작해 실제와 허구의 사이 를 경계없이 오가며 다양한 장소와 시간의 연대기를 거쳐서 조선 총독부의 잔해가 놓여있는 공 원에서 끝난다. 이는 관광엽서라는 사물을 통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연결고리들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관습적인 역사쓰기가 가로쓰기라면, 이는 사물을 통한 세로쓰기, 혹은 고고학적인 접근에 더 가 까운 것이다. 근대건축과 관광, 사진기술과 인쇄기술, 영화의 재현과 아카이브 필름, 통신의 수 단과 미디어,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관광엽서 한 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내러티 브 방법과 분류의 개념들을 건너뛰며 '우연한 일치' 와 함께 기대치 않았던 새로운 연결고리들 을 건져낸다. 그 연결고리 속에는 조선총독부의 건축가 게오르그 데 라란데와 그의 건축도면, 유리 건판 사진 과 인쇄술, 관광엽서와 우편시스템, 국경을 오가던 엽서와 화가 이중섭, 1920년대 당시를 영상 으로 기록하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와 그가 남긴 필름, 국가 기록원의 기록영상과 사진들, 영화 ' 모던보이' 속의 근대 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와 사물, 공간이 포함된다. 이것은 관광 엽서라는 사물 하나가 펼쳐보이는 새로운 맥락, 혹은 생각의 범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부산현대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