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풍경은 느린 패닝샷을 통해서 끊임없이 새롭게 펼쳐진다. 마치 달 리는 버스나 기차에서 풍경을 내다보듯, 창문 프레임을 통해서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명소였던 풍경들을 보게된다. 근대에 탄생한 '관광' 이라는 개념은 지금 현재에도 여전 히 우리가 풍경을 보고 여행을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관광 의 '풍경'의 근원은 대부분 조선총독부가 기록한 유리건판 사진과 이를 출판한 관광엽서, 혹은 관광사진집을 통해서이다. 많은 다른 근대 문화가 그렇듯이 '근대 관광' 역시 새로운 방법으로 풍경을 보는 것, 혹은 경험하는 것에 대한 열망과 일본 제국주의라는 타자에 의해 주도된 것이 라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이 공존하는 대상이다. 또한 이 '투어머신' 은 적외선 촬영이라는 특 수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군사적 목적이나 범죄 감식반, 그리고 역사적 유물의 복원 등에 쓰이는 촬영기법이다. 현재의 풍경을 적외선 촬영한다고 해서 과거의 풍경이 나타나는 것 은 아니지만, 이는 역사적 유물에서 숨겨진 과거의 흔적을 발견해내기 위해 사용하는 원래의 용 도를 포함하며, 또한 과거도 현재도 아닌 시간을 담아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투어머신' 의 창문은 미디어에 대한 원형을 찾고자 하는 의도 또한 포함하고 있다. 관광엽거나 사집집을 만들어냈던 아름다운 풍경들은 당시의 유리건판 사진으로 기록된 것이었고, 이 유리 건판 사진은 여전히 당시의 유리산업과 카메라 발명의 시작점이었던 카메라 옵스큐라에 대한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던 매체였다. 밖에서 들어오는 조그마한 빛이 방안에 풍경을 펼쳐보이던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와 유리산업의 발달, 그에 대한 창문의 변화 등은 우리가 풍경을 어떻게 보는가 혹은 그 경험을 어떻게 시각화하고 물질화해서 소유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원형을 생각 해 보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